제주도의 숙박시설 폐업이 올해 400곳을 넘어서며 지역 관광업계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농어촌민박업의 폐업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코로나19 이후 제주 관광업계의 구조적 문제와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다.
제주 숙박시설 현황과 폐업 통계
2024년 10월 31일 기준, 제주도의 숙박시설은 총 7,532곳이며 객실 수는 7만9,011실에 이른다. 숙박시설은 크게 관광숙박업, 휴양펜션업, 일반숙박업, 생활숙박업, 농어촌민박, 유스호스텔로 나뉜다. 종류별 시설과 객실 수는 다음과 같다.
관광숙박업소 : 415곳, 3만3,281실
휴양펜션업 : 119곳, 1,013실
일반숙박업소 : 621곳, 2만972실
생활숙박업소 : 334곳, 8,060실
농어촌민박 : 6,028곳, 1만5,055실
유스호스텔 : 14곳, 627실
2024년 들어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숙박시설은 총 437곳으로, 이 중 농어촌민박업이 399곳(91.3%)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는 다른 숙박시설에 비해 농어촌민박업의 경영 환경이 더욱 열악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농어촌민박업, 폐업률 급증의 이유
농어촌민박업의 폐업이 급증한 이유는 주로 내국인 관광객 감소와 경쟁력 약화로 분석된다.
내국인 관광객 감소
제주도는 과거 내국인 관광객들의 주요 여행지로 사랑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일본, 동남아 등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관광객들이 제주보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경향이 강해졌다. "그 돈이면 차라리 일본 간다"라는 소비자 심리가 제주 관광 수요를 감소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경쟁에서 뒤처진 농어촌민박업
농어촌민박업은 대규모 시설과 고급화를 추구하는 관광숙박업체와의 경쟁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생활숙박업소와 일반 숙박업소가 제공하는 부대시설과 서비스의 질이 높은 반면, 농어촌민박업은 비교적 소규모 운영과 제한된 시설로 인해 경쟁에서 뒤처지는 실정이다.
코로나19와 숙박업계의 변화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에는 678곳의 숙박시설(농어촌민박업 651곳)이 문을 닫았다. 이후 팬데믹 완화와 함께 폐업 수치는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높은 폐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2021년 : 63곳(농어촌민박업 25곳)
2022년 : 400곳(농어촌민박업 357곳)
2023년 : 278곳(농어촌민박업 243곳)
2024년(10월 말 기준) : 437곳(농어촌민박업 399곳)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패턴의 변화와 더불어 농어촌민박업이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해결 방안 모색
농어촌민박업의 생존과 제주 관광업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농어촌민박의 차별화 전략
단순한 숙박 제공에서 벗어나 체험형 프로그램이나 지역 특산물 홍보를 결합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전통 체험, 농업·어업 체험 등을 제공하여 독특한 숙박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정부의 지원 확대
경영난을 겪고 있는 농어촌민박업자들에게 재정적 지원과 함께 디지털 마케팅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숙박업체들이 경쟁력을 키우고, 젊은 관광객층을 유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관광객 유치 다변화
제주 관광은 내국인 중심에서 벗어나 해외 관광객 유치로 다변화해야 한다. 국제선 직항 노선 확대 및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을 제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마치며
제주도의 숙박시설 폐업은 단순한 경제적 손실을 넘어 제주 관광업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사례다. 특히 농어촌민박업의 위기는 지역 주민들의 생계와 직결되어 있어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소비자 트렌드 변화와 경쟁 심화 속에서 농어촌민박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전략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여행사의 매출을 끌어올린 임시공휴일과 중국 무비자 정책의 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