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보, 과연 최선일까? 시간 대비 최고의 효율을 위한 최적의 걸음 수는?

가을이 찾아오면서 야외활동하기 좋은 시기가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걷기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어 걷기 운동을 실천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그렇다면 하루 중 '가장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최적의 걸음 수'는 얼마일까요?

 

 

많은 이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숫자는 '하루 만보'일 것입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목표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하루 만보라는 목표에 굳이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합니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건강을 위한 최적의 걸음 수는 7,000보에서 8,000보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루 만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1965년 일본의 한 업체가 만든 만보계의 마케팅 전략에서 하루 만보라는 목표가 등장했습니다. 만보계는 사람의 걸음 수를 세는 기계로, 당시 회사는 ‘하루에 만보를 걸으면 건강해진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웠습니다. 여기서 '만(萬)'이라는 글자는 사람이 걷는 모습을 닮았다는 것에서 착안된 상징적인 숫자였을 뿐, 과학적인 근거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수치는 '글로벌 스탠더드'가 되었고, 많은 피트니스 트래커들이 이를 기본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숫자가 기억하기 쉽고 꽉 찬 느낌을 주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목표로 자리잡게 된 것입니다.

 

 

연구 결과, 7,000~8,000보가 가장 효율적

최근 몇 년 동안 걸음 수와 건강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줄이는 데 있어 가장 많은 이점을 얻을 수 있는 걸음 수는 7,000보에서 8,000보라는 것이 공통된 결론이었습니다.

특히 2022년 스페인 그라나다 대학교가 주도한 연구에 따르면, 조기 사망 위험을 크게 줄이기 위해서는 하루 약 8,000보가 이상적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인간의 평균 보폭을 고려했을 때, 8,000보는 하루 약 6.4km를 걷는 것과 같습니다.

이 연구는 미국 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와 유럽 예방 심장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에도 발표되었으며, 걷는 속도 역시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느리게 걷기보다는 빠르게 걷는 것이 건강에 더 유익하다는 것입니다.

 

 

많이 걷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두 연구가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점은, 건강 개선을 위해서는 많이 걸을수록 좋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걸음 수가 많아져도 추가적인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앨라배마 대학교의 운동과학과 엘로 아귀라 박사는 "7,000보에서 8,000보 사이에서 이미 대부분의 이점을 얻었으며, 그 이후로는 미미하거나 점진적인 이득만 있을 뿐이다"라고 설명합니다.

즉, 이미 하루에 7,000보에서 8,000보를 걷고 있다면 굳이 만보를 채우기 위해 더 걷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그 시간에 다른 운동을 병행해 더 큰 효과를 누리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 맞춤형 목표가 필요하다

엘로 아귀라 박사는 또한 "일상적으로 4,000보에서 5,000보를 걷는 사람에게 하루 만보를 목표로 설정하면 오히려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따라서 매일 걸음 수를 조금씩 늘려 8,000보를 목표로 삼는 것이 더욱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략이라고 말합니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있는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싶다면, 걷기 운동을 통해 일상 속 활동량을 조금씩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8,000보는 과학적으로도 시간 대비 최고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가성비' 높은 목표입니다.

 

 

마치며 : 하루 7,000~8,000보로 최적의 건강 관리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주당 약 150분의 중강도 신체 활동이나 75분의 고강도 신체 활동을 권장하고 있으며, 이를 하루 걸음 수로 치환하면 7,000보에서 8,000보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시간이 없다면 굳이 하루에 만보를 채우기 위해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7,000보에서 8,000보를 목표로 하되, 그 이상의 시간을 투자하고 싶다면 근력 운동이나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 건강을 더욱 증진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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